건강하게 살자

삼림욕으로 몸과 마음 깨끗이

gichun 2004.07.06 15:35 조회 수 : 377

삼림욕으로 몸과 마음 깨끗이

의학기술이 미천했던 시대.

죽음을 눈앞에 둔 폐결핵 환자는 마지막 희망으로 숲을 선택했다. 삼림욕을 하면서 요양을 한 것. 그러다 기적이 일어나기도 했다. 우리 조상들도 예로부터 나무 숲 사이를 거니는 수욕(樹浴)을 즐겼다. 첨단 의학기술이 속속 등장하는 시대다. 그런데도 이맘때만 되면 삼림욕을 즐기는 인파로 숲이 만원이다. 최근에는 이른바 ‘웰빙 열풍’으로 인해 삼림욕이 더욱 인기다. 이들을 숲으로 유혹하는 정체는 무엇일까.

▽숲 속에 건강물질이 있다=나무가 상처를 입었다. 박테리아가 공격한다. 나무는 휘발성 물질을 발산해 스스로 상처를 소독한다. 이를 피톤치드라 한다. ‘식물(Phyton)’과 ‘죽인다(Cide)’의 합성어다.

피톤치드는 살균 외에 흥분한 신경을 가라앉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적 근거가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다만 동물 실험에서는 이런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몇 년 전 한국임업연구원과 충북대 동물의학연구소 연구팀의 쥐 실험. 연구팀이 쥐에게 전기자극을 주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가 늘었다. 이어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피톤치드가 든 상자에 쥐를 넣었다. 그 결과 코르티솔의 혈중농도가 떨어졌다.

피톤치드는 어림잡아 100여개의 종류가 있다. 일반적으로 침엽수에 많고 줄기보다는 잎에 많이 들어 있다. 가장 대표적인 테르펜은 식물향을 내는 주 성분이기도 하다. 최근 웰빙 바람과 맞물려 화장품이나 껌, 술 등의 향료와 방향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숲은 천연 음이온 발생기=숲에서 운동하면 도시에서 했을 때보다 피로감이 덜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한의학자와 대체의학자들은 숲에 음이온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양이온을 발산하는데, 음이온이 이를 해소한다는 것.

도시와 비교했을 때 숲 속의 음이온은 평균 50배 정도 많다. 특히 계곡이나 폭포 등 물분자가 격렬하게 움직이는 곳은 70∼80배 많다. 도심에 비해 깨끗한 산소가 풍부해 피로감이 덜 느껴질 수도 있다. 운동 중 피로는 산소량 부족이 주원인인 경우가 많다. 공기 1m3당 먼지 알갱이 수가 도시는 10만개 정도이지만 숲 속에서는 500∼2000개에 불과하다. 결국 풍부한 산소와 음이온이 정신건강을 지켜준다는 것이다.

▽삼림욕 효과 높이려면=피톤치드는 5∼8월에 가장 많이 방출된다. 지금이 삼림욕에 가장 좋은 시기다. 흐린 날보다는 맑은 날에, 밤보다는 낮에 더 많이 분비된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가 가장 좋다. 침엽수림이 무성한 산 중턱이 삼림욕에 가장 좋은 자리다. 숲 안쪽으로 60∼100m 들어간 곳이 좋다. 피톤치드는 수명이 오래된 나무일수록 많이 분비된다.

삼림욕을 즐기는 비법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숲길을 약간 땀이 배어날 정도로 걸을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쉴 때는 그냥 숨을 쉬지 말고 복식호흡을 통해 나무 향기를 최대한 깊이 들이마시도록 한다. 삼림욕을 할 때는 몸에 끼지 않으면서 가벼운 옷이 좋다. 땀이 잘 흡수되고 통풍이 잘 되는 면 소재의 옷을 입도록 한다. 운동화는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걸로 선택하고 모자는 챙이 있는 게 좋다.

간혹 나무에 등을 대고 부딪치는 사람이 있다. 한방에서는 이렇게 하면 내장의 기능이 튼튼해진다고 보고 있다. 등의 척추를 따라 양 옆으로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하는 혈에 자극을 준다는 것이다.

(도움말=울산대 의대 생리학교실 최한석 교수,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송영기 교수, 강남경희한방병원 이경섭 교수)

▼뱀에 물리면 상처 위쪽 묶어야▼

삼림욕을 하다 보면 뱀이나 벌로부터 뜻하지 않은 기습을 당할 수도 있다. 독버섯을 무심코 먹을 수도 있다. 이럴 때 흥분은 절대 금물이다. 대처법을 알아보자.

▽뱀에 물리면=물린 부위를 심장 아래쪽에 둬야 한다. 그리고 심장 쪽으로 독이 퍼지지 않도록 상처 위쪽을 고무 밴드나 손수건으로 가볍게 묶도록 한다. 피를 짜 내거나 입으로 빨아내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독이 옮을 수도 있다. 독사가 아니라면 물로 상처를 닦고 소독약을 바른 뒤 병원에 가면 된다. 보통 독사는 머리가 세모 모양. S자형을 하고 있다면 공격하겠다는 신호이므로 주의한다.

▽벌에 쏘이면=먼저 살에 꽂힌 벌침을 제거한다. 이때 독액이 피부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나뭇가지나 카드 같은 것으로 쓸어내듯이 떨어낸다. 이어 깨끗이 씻고 얼음찜질을 하거나 소염제를 바르도록 한다. 심할 경우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바로 119에 연락하도록 한다. 벌이 먼저 공격하지는 않기 때문에 벌집을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만약 건드렸다면 피하려고 뛰지 말고 그 자리에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 게 좋다.

▽독버섯을 먹으면=소금물을 먹여 토하게 한다. 그래도 여의치 않으면 설사제 등을 먹여 독을 몸 밖으로 배출하도록 한다. 구토나 설사 등으로 수분이 부족해지기 쉽기 때문에 물을 충분히 먹이도록 한다.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기되 먹은 버섯의 종류와 수량, 먹은 시간을 기억해 둬야 치료가 수월하다.


자료원 : 2004. 6.14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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